외출

[스크랩] 외출...소설로 보다....[ 1 편 ]

중독1106 2008. 3. 17. 18:25

김형경 장편 소설 외출...

196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문예중앙]신인상에 시가, 1985년 [문학사상]에 중편소설 [죽음잔치]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모든 절망은 다르다]가 있으며,

소설집 [담배 피우는 여자][단종은 키가작다]와 장편소설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운다]

(제1회 국민일보문학상 수상작) [세월][피리새는 피리가없다][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기준]

[성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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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 서영을 처음 보았을 때 그녀는 긴 나무 의자 왼쪽 끝으로

치우쳐 앉아 있었다. 두손을 맞잡은 채 상체를 한껏 구부린 자세였다.

그녀 왼쪽으로는 수술실 팻말이 붙은 출입구가 보였다. 인수는

네댓 시간쯤 내달려온 걸음 그대로, 다급하게 그녀에게 다가가

물어보려 했다. 혹시 지금 저 안에서 교통사고 환자가 수술 중인지요?

그렇다면 그 사람이 제 아내 강수진이 맞는지요?

 하지만 그녀의 웅크린 모습 앞에서 모든 것이 멎었다. 허둥대던 동작도. 막 뱉으려던 언어도,

내달리던 조급함도. 그녀는 콘크리트나 진흙으로 만든 조형물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직

콘크리트나 진흙이 제대로 마르지 않아 잘못 건드리면 많은것이 망가질지도 모르는

모습 같았다. 인수는 그녀를 멀찍이 피해가며 수술실 앞 좁은 공간을 제자리걸음으로 돌았다.

 

 

  인수가 거친 숨을 고르는 동안 그녀는 맞잡은 손을 천천히 비비다가,

그 손을 들어 얼굴을 위아래로 문질렀다. 인수의 피돌기가 느려지고 격렬한 감정이

진정될 즈음 그녀는 웅크린 채로 전율하듯 몸을 떨었다. 인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뱉으면서

비로소 그녀가 앉은 나무 의자 반대쪽 끝에 몸을 부렸다. 아득히 낮은 곳으로 추락하는 느낌이었다.

손을 뻗어 구원을 요청하는 사람처럼 다시 한 번 주변을 살펴보았다. 옆자리 여자는 다시 몸을 단단하게

굳히기 시작한것 같았다.

 


   세상은 아무래도 암전된 무대 같았다. 조명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수진의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인수는 마음이 순식간에 암전 상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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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조명 기기를 체크하던 후배 광일이 몇 번이나

부르는데도 알아듣지 못했다. 광일이 곁에 와서 어깨를 건드렸을 때에야 당장 수진에게

가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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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일에게 마무리 작업을 맡기고 공연장을 빠져나올 때, 적막하게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달릴 때,

세상은 빈 객석 같았다. 동해안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고개를 넘는 순간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차창을 향해 투명처럼 쏟아지는 눈송이조차 무대장치처럼 보였다.

 


자정 넘은 시간의 지방 소도시는 관객이 빠져나간 후의 소극장 같았고 병원 복도를 울리는

발걸음 소리는 빈 무대에서 과장되게 공명하는 음향 같았다. 그 모든 사실에서 인수는

전혀 현실감을 느낄 수 없었다.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인수는 대여섯 번쯤 현관 바깥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고,

복도 끝 자동 판매기에서 세 잔의 커피를 뽑아 마셨다. 그러고도 열 번쯤은 의자에서 일어나

수술실 문을 바라보며 좁은 공간을 서성였다. 수술이 늦어질수록, 염려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몸에서 조금씩 바람이 빠져 나가는것 같았다. 수진은 아프거나 불편한 것을 잘 참지 못했다.

손가락 끝에 가시가 박혀도 심장에 쇠기둥이 박힌 듯 유난을 떨었고, 빗길에 바지자락이 젖어도

물어 빠진 사람처럼 투덜거렸다. 인수는 수진이 받고 있을 고통 때문에 가슴이 저렸다.

 

  인수가 잠시도 한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는 동안에도 서영은 여전히 연갈색 나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진갈색 카디건 차림의 그녀는 마치 붙박이로 만들어진 의자의 일부처럼 보였다.

두 손을 맞잡은채 상체를 앞으로 깊숙이 구부린 자세도 그대로였다. 가끔 심호흡을 하는 듯

어깨며 등을 들썩이거나,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기는 했어도 자세가 흐트러지지는 않았다.

미동 없는, 아니 숨조차 쉬지 않는 듯 보이는 그녀 때문에 인수는 더 안절부절못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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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실 문이 열린 것은 인수가 도착하고도 네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때까지도 의자에 붙박이 장식품처럼 앉아 있던 서영은 튕기듯 몸을 일으켰다.

수술실에서 나온 간호사가 좁은 공간을 훑어보며 "강수진씨 보호자 되시는 분 오셨어요?"라고

물었다. 인수가 간호사를 향해 다가갈 때 그녀는 무너지듯 다시 의자에 주저 앉았다.

  

 인수는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중환자실로 들어섰다. 주사관과 산소호흡기, 각종 기계장치에

연결된 선을 몸에 달고 있었지만 수진이 수술을 잘 견뎌준 것이 고마웠다. 인수는 우선 수진의

손을 잡고 얼굴부터 살폈다. 핏자국이 스며 나온 붕대 사이로 멍들고 긁힌 자국들이 보였다.

손등과 팔뚝에도 마찬가지 상처가 보였다.

 

 ' 그래, 당신 회복되면...... 아이 갖는 문제, 당신 뜻에 따를게.'

 인수는 약속하듯 수진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사실 그동안 인수는 아이을 원치 않았다.

거칠고 위험한 세상에 아이를 탄생시켜 잘 키워낼 자신이 없었다. 수진은 늘 농담처럼

" 딱 정자 하나만 주면 된다니까......" 라고 말하곤 했다. 정자 하나만 제공한다면 아이를 배고,

낳고, 키우는 과정은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출장을 떠나는 날 아침에도 집을 나서며 말했다.

" 딱 하나야. 수억 마리중에서 두 마리도 아니고 딱 한 마리라니까"

 


  인수는 수진의 피멍 든 어깨 쪽으로 담요를 여며주며 진작 수진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껄 실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수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수진을 닮은 아이라도 한 명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것이 이기심이라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수진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인식한 것처럼

인수는 그녀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 가슴에 맺힐 듯 아깝고 또 안타까웠다.

 

 중환자실로 또 하나의 환자용 침대가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인수는 침대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먼저 알아보았다. 붙박이 장식품 같던 여자가 침대 위에 누운 사람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걸어 들어왔다.  비로소 눈빛에도 낯빛에도 살아 있는 듯한 생기가 깃들어 보였다.

그 침대는 수진의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수진의 침대와 직각이 되는 방향으로 놓였다.
침대 위에는 여자의 남편쯤으로 보이는 사내가 역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누워 있었다.
 
  인수가 의사를 만나 수진의 상태에 대해 들은 것은 다시 두 시간쯤 후였다. 의사는 밤샘 수술의
후유증이 아직 지워지지 않은 낯빛이었다.

   "사고 당시 뇌와 요추 부분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마쳤고, 

지금은 뇌압을 낮추기 위해서 조치들을 취해놓은 상태입니다만........."

   의사는 말을 중단한 후 인수를 바라보았다. 인수가 다음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고 싶은 모양이었다.  인수는 의사의 시선을 받아내면서 의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분간, 의식불명 상태가 계속 될 수도 있습니다."

 인수는 의사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가만히 앉아 있었다. 아니, 알아듣고 싶지 않았다.

아무런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채 자신이 굳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당분간이라는 말씀은......... 깨어날 수는 있다는 뜻이지요?"

   "그것은 좀더 지켜봐야 합니다."

 의사는 "어쨌든 낙관적인 마음으로 기다려봅시다" 라고 덧붙였다. 인수가 밖으로 나오자

 방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듯, 여자가 인수의 옷깃을 스치며 의사의 방으로 들어갔다.

수진이 식물인간인 채로 저렇게 남은 생을 보내야 한다면......미리 많은 일을 걱정하는 것은

인수의 방식이 아니었지만 그때 인수는 아무래도 자기 자신이 아닌 듯 했다.

의사의 방을 나와 옥상으로 올라갔던 것은 혼자 있고 싶어서였고,

혼자 있고 싶었던 것은 정신을 좀 추스르기 위해서였다.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옥상에는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들이 제멋대로 엉기고 있었다.

 

 "나 없는 동안 바람피지 마."

 수진이 출장 떠나며 했던 말이 바람에 묻어 고스란히 들려오는 듯 했다. 경쾌하면서도

유난히 깊이 울리는 목소리로 은근히 덧붙이기도 했다.

 

 "혹시 피우려면 절대로 내가 모르게 해."

 수진은 인수에게 가까이 다가와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마음마저 비출 정도로 투명한 눈빛이었다.

인수는 수진의 그런 점을 사랑했다. 바람피우려면 절대로 내가 모르게 해.

명쾌한 어조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마음은 관대함이거나 자신감일 것이다. 인수의 마음이

절대로 다른 여성에게 기울어지지 않을 것을 믿는 자신감, 두사람의 결속된 틈 사이로

누구도 끼어들지 못할 것을 확신하는 자신감일 것이다 . 인수는 그런 수진을 향해

투항하는 자의 태도를 취해 보이는 것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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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는 옥상 난간에 기대어 멀리 시선을 밀어냈다. 어느 방향에서나 산이 보였고 산이 보이는 곳마다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았다. 바람이 왼쪽 귓불을 쓸고 자나가더니 다시 오른쪽 머리카락을 헝클었다.

인수는 당분간 수진의 곁에 머무르는 게 자신에게도, 수진에게도 가장 나을 거라는

사실 한 가지만 결정했다. 바람을 피해가며 담배를 두어 대쯤 피운 후 옥상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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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을 몇 걸음 내려서지 않아 인수는 계단 아래쪽 끝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

한눈에 그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진갈색 카디건을 입고 연갈색 의자에
붙박이 장식품처럼 앉아 있던 여자. 그녀 역시 의사로부터 좋지 않은 말을 들은 모양이었다.
어깨를 둥글게 웅크리고 있는 여자는 불꺼진 무대 같은 인수의 내면과 적절히 어울리는
보조 출연자 같았다. 무대 위로 떠올랐던 함성과 먼지가 가라앉고, 조명과 음향이
만들어내던 환상마저 걷힌 후, 무대에 덜렁 남겨진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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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발걸음 소리를 죽여 가며 계단을 도로 올라갔다.
구둣발 소리를 내며 타인의 비통함 한가운데를 지나갈 만큼 무례하지 못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녀를 보자 다시 감정이 흔들리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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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는 수진이 없는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20대를 함께 건너온 여자였다. 캠퍼스에서 만나 졸업하고 군복무하고 취직하는 동안 곁에 있어주었다.
조명작업이 예술임을 알게 해준 여자였다. 콘서트할 때마다 꽃다발을 들고 와서 인수가 만든  빛에 대해
감탄하고 솔직한 감상을 말해주었다. 일상의 방식들을 가르쳐준 여자였다.
 
양치질은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에, 3분 이상 칫솔질을 해야 한다는, 이른바 '3.3.3 전법'도
수진에게 배웠다.
  무엇보다 수진은 인수의 생에 노란색을 덧칠해주었다. 수진이 있으면 어떤 상황, 어떤 감정에도
노란색이 가미된 듯 화사한 생기가 넘쳤다. 묘한 재주를 가진 여자였다.
그녀를 잃는 순간 인수는 생의 명도, 채도, 농도에 급격한 변화가 올 거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녀가 이 어려움을 잘 견뎌주길 바라며, 담배를 두어 대쯤 더 피운 다음 인수는 옥상을 나섰다.
여자는 그 자리에 없었다.
공연히 주위를 한번 둘러본 다음 인수는 중환자실 쪽으로 갔다.
 인수가 다가갔을 때 중환자실 유리문 앞에 그 여자가 서 있었다.
진갈색 카디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그 손을 길게 늘어뜨린 자세로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하염없이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것이
침대 난간과 붕대 감긴 이마뿐이라 해도 그것을 보고 있는 게 안심이 되는 모양이었다.
인수 역시 중환자실 근처에 머무르는 것 말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인수는 중환자실 앞에 비치된 의자에 앉아 광일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든 공연이 중요하지만 이번 공연은 특별히 더 중요했다.
대학체육관에서 벌어지는 행사인데 무대 크기가 가로 50미터, 깊이 30미터나 되었다.
무대가 넓을수록 그곳을 빛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더 치밀한 조명 계획이 필요했다.
게다가 객석마저 무대 좌우 180도 각도로 벌어져 있었다. 그런 공간에서는
시선들을 사로 잡을수 있는 집중력을 가진 조명, 어떤 각도에서 봐도 빈곳이 느껴지지 않는
면밀한 조명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빛이 역동적이면서도 풍성하게 보일 수 있어야 했다.
 
 광일은 전날 하던 조명 점검을 끝내고 정오부터 테크니컬 리허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너 혼자서도 잘 할수 있겠지?"
 네. 라고 대답하는 광일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잠시 침묵하더니 "최선을 다해볼게요"라고 덧붙였다.
인수는 그와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그의 역량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더구나 젊은 후배들은 기능적인 측면에서 덜 세련되어 있을 뿐, 음악을 수용하는 감각이나
공감 능력은 오히려 탁월했다. 그들은 온몸으로 음악에 반응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기민한 순발력을 발휘하곤 했다. 인수도 그 나이 때는 그랬다.
 
 "넌 잘할 수 있어."
 인수는 광일에 대한 신뢰를 담아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조명 작업은 프로그램을 짤 때부터
광일과 함게 했기 때문에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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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연 당일에는 자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조명기기가 완벽하게 설치되고,
콘솔에 프로그램이 빈틈없이 입력되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작동하는 일에는 사람이 필요했다.
공연무대에서 가수가 자신의 음반과 똑같은 방식으로 노래 부르지 않듯이 조명도 마찬가지였다.
막상 라이브가 시작되면 무수히 많은 변주가 있었고 그때마다 조명도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창조적인 변화를 보여줘야 했다. 실전에서의 순발력이나 유연성이 후배들이 갖지 못한
선배들의 강점일 것이다.
 
 "김대표에게는 내가 따로 전화할게."
 전화를 끊으려는데 광일이 수진의 안부를 물어왔다. 인수는 "좀 다쳤다"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광일은 더 묻고 싶은 듯 머뭇거리는 눈치였지만 인수는 "수고해라"라는 말을 남긴 채 통화를 끝냈다.
 
 중환자실 창을 들여다보던 여자는 이제 인수의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의자 등받이에
한쪽 팔을 걸치고, 그 위에 머리를 올려놓은 자세로 비스듬히 앉아 있었다. 그동안 보았던
어떤 자세보다 편안해 보였다. 창을 통해 깊숙이 들어온 겨울 빛이 여자의 진갈색 카디건 어깨 위를
어루만지듯 비추고 있었다.
 
 
   인수는 그제야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날 밤 수술실 앞에서부터 그 여자와 계속
부딪히고 있었다. 중환자실로, 옥상 계단으로, 지금 이 복도에서까지. 여자가 왜 그곳에 있는지,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진갈색 카디건조차 불길한 징조처럼 보였다.
갈색은 사람을 병들어 보이게 하고, 몸과 마음의 기운을 빼앗기는 느낌을 주는 색인데......
 
 인수는 여자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수진의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수진의 사고소식과 함께
당분간 출근을 못하게 되었음을 알려야 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여성이었다. 인수는
" 저 강수진씨 남편 되는 사람입니다" 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집사람이 어제 출장길에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응급 수술은 끝났고 지금은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아직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화 받은 여자가 말허리를 자르지 않았다면
아마 그렇게 말할 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기계적으로 대답하는 여자의 단 한마디에
인수는 준비한 모든 말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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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수진씨 지금 휴가 중이신데, 무슨 일이시죠?"
전신음 같은 것이 귀로 들어와 머릿속을 휘젓고 지나갔다. 인수는 여자의 말을
못 알아들은 사람처럼 되물었다.
 " 네? 방금 무슨 말씀을.............."
여자는 여전히 인수의 말허리를 자르며 대답했다.
 " 어제부터 4일간 휴가 중이십니다. 급한 일이시면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드릴까요?"
 " 아,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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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라니...........인수는 전화를 끊고 휴가라는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처럼
그 단어를 입속으로 읊조려보았다. 휴가라니. 손바닥 안의 전화기가 뜨거워져 있었고
머리에서도 미열이 나는 듯했다. 고개를 들며 시선을 밀어내는데 병원 복다가 하염없이
늘어나는 듯 보였다. 창으로 들어오는 겨울 빛이 흰 벽에 반사되어 사방으로 날카롭게
솟구치고 있었다. 늘어나는 공간과 부서지는 빛 속에서 인수는 눈앞이 어두워지는
어지럼증을 느꼈다. 과로와 수면 부족의 여파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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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크게 뜨고 사물들을 똑바로 응시하려 애쓰자 맞은편 의자에 앉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여자는 팔등에 이마를 묻은 자세로 미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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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07사고(事故)(OpeningTitle),(ⅡStoryFrom_AprilSnow).wma


 

 

 

 

 

 

 

 

 

 

눈이 맑은 울님들은 아마도 눈치채셨을 거심돠~ㅋ

사진에 떡하니..적힌..유니크....푸하하하하~~~ㅎㅎㅎ

 

유닠 생애 첨으로 캡쳐 라는걸 해봤슴돠~~ 이건 완죤 독학...ㅋㅋ

걍 곰플레이어 돌리고 이것 저것 만져보니..되네욤??ㅋㅋ

이거 넘 똑똑한거 아님까??ㅋㅋㅋㅋ

 

이궁..저 이거 아까 9시부터 시작해서 지금 끝났어욤..ㅡㅡ;;

거진 3시간 반동안 혼자 난리 부르스를 쳤다는 ㅡㅡ;;흐미~

 

왜 이걸 시작했을까..함시롱..아픈 손꾸락 문지르며..미쳤다를 수십번 되뇌었슴돠~ ㅡㅡ;;

소설책 옮기면서..내용에 맞는거 찾으면서 캡쳐 하긔...ㅋ

정말..능룍자 님들을 존경..또 한번 존경 하게 되었네욤..ㅡㅡ;;ㅋ

 

원래 맴은 하루 하나 정도 올릴려고 했는데..ㅡㅡ;;

도무지 기력이 딸려서뤼~ ㅋ 딱풀칠하곤 또 달라서뤼~ ㅡ,.ㅡ

두번째 장을 언제 올린다는 말씀을 못드릴꺼 같아욤 ㅡㅡ;; ㅋ

 

암튼 지간에..유닠의 작품였슴돠~ㅋ

원래는 동영상을 함 맹글어보고자 했지만..

용량이 꽉 차서뤼~ 더이상 프로그램 다운도 못받아서뤼~ㅋ

어제 중독님께 괜스레 귀찮게 해버렸다는..ㅋㅋ

 

컴맹 유닠~ 넘 대단치 않슴까??ㅋㅋㅋㅋㅋㅋㅋ

에구 내 손목..내 손꾸락~~ ㅜ.ㅜ 아포..아포~~ㅠ.ㅠ ㅋㅋㅋ

 

 

출처 : 배 용 준 과 배 토 미 사
글쓴이 : 유니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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