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9일 화요일
장소: 성읍 세트장
날씨: 맑음
3일 연속 기하의 장면을 찍고 있다.
결혼으로 문소리씨 스케줄이 연기되었기 때문에
한꺼번에 집중해서 찍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문소리씨는 현장에서 늘 조용한 사람이다.
감독이 말을 걸면 거기에 대해서 똑똑히 대답하는 정도다.
오늘은 기하가 낙인을 없애려고 어깨에 단검을 찌르는 장면.
어깨에 찍힌 낙인을 칼로 자르려고 하면
화천회의 힘이 발동해서 잘라 낼 수가 없다.
그 칼이 무언가의 힘에 반사하는 파장은 CG로 처리하기로 했다.
칼로 잘라지지 않으니까 통증을 느끼는지 느끼지 못하는지
문소리씨와 감독이 서로 이야기 한다.
감독은 잘려지지 않아도 꽤 통증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의견을 조정해서 결국 감독이 말한 대로 촬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통증을 표현하려고 하자 얼굴이 일그러져서
화면에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결국 얼굴을 찡그리는 정도로 했다.
저녁에는 대장로의 분노에
사량이 바람에 날려가 쓰러지는 와이어 액션을 찍었다.
최민수씨의 별명은 최감독이다.
자신의 역이 끝나도 현장에 돌아와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지도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그의 애정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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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0일 수요일
장소: 성읍 세트장
날씨: 맑음
오늘의 출연자는 시끌시끌 대장로 역의 최민수씨다.
시대를 거꾸로 올라가 대장로의 젊은 시절부터
점점 변모하는 모습을 하나의 화면에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때문에 단계별로 변화하는 분장을 찍어서 그것을 합성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은 다른 촬영 없이
오직 분장해서 촬영하는 과정만 반복했다.
이렇게 해서 4단계의 분장과 촬영을 전부 끝냈을 때에는
하늘에 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최후에는 대장로가 어린 기하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이다.
기하역의 김은서는 작년 여름 이천에서 본 이래 오랜만에 등장했다.
변함없이 작고 귀여운 아이지만
눈앞에 서 있는 분장한 대장로가 무서운지 오늘은 정말 말이 없다.
감독은 기하에게 대장 로가 낙인을 찍으면 큰소리를 내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기하역의 이 꼬마 아가씨는 변함없이
무표정한 눈만 동그랗게 뜬 채 그대로 앉아 있다.
이해를 한 건지 그렇지 못한 건지 그것조차 알 수 없는 표정이다.
조감독이 뛰어와서 사인을 주면 큰소리를 내라고 다시 설명한다.
그렇지만 역시 무반응이다.
갑자기 이상해졌나 하고 스텝들이 소곤소곤 이야기 했다.
곧 감독이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까부터 쭉 보고 있던 어머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오더니 한마디 했다.
“ 너 안하면 아저씨들이 정말 찌를지도 몰라…….”
촬영은 시작되었다.
그 후 그녀는 대장로와 호흡을 맞추어서 잘 소리 지르고 쓰러졌다.
결국 OK가 나와 촬영을 빨리 끝냈다. ─ 엄마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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