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외출.......소설로 보다........ 열 다섯 번째 이야기........ 동해안을 끼고 달리는 해안도로는 봄빛을 받아 검은 아스팔트조차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인수는 앞에서 머뭇거리는 빨간색 승용차를 추월하려다가 아차, 싶은 마음으로 속도를 늦추었다. 그리고는 경적을 울리지도 않은 채 느린 자동차를 천천히 뒤따라갔다. 속도를 늦추니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 외출 2008.03.17
[스크랩] 외출.............. 소설로 보다............. 열 네 번째 이야기.......... 고속버스 터미널을 빠져나온 인수는 딱히 어떤 목적지를 염두에 두고 운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신호를 따라 무심히 차를 달리는 듯한 그의 옆에서 서영도 어디로 가는 참이냐고 묻지 않았다. " 오늘 후배가 조명 오퍼레이터로 입봉하는 무대가 있어요. 그거 좀 봐주려고..........." 인수가 말꼬리를 .. 외출 2008.03.17
[스크랩] 외출........소설로 보다......... 열 세 번째 이야기........... " 사랑엔 언제나 힘겨웠던 내 삶, 버려진 우산처럼 난 항상, 추위와 고통 그 심한 모욕, 그 모든 걸 견디며 여러 번 이별하며, 진짜 사랑을 찾아 떠돌던 방랑자......." 소극장 무대 위에서는 헐렁한 힙합 바지를 입고 벙거지 모자를 쓴 가수가 랩 음악을 노래하고 있었다. 초록색과 푸른색이 섞인 조명이 .. 외출 2008.03.17
[스크랩] 외출........소설로 보다........열 두 번째 이야기...... 서영은 병실 창을 열고 커튼을 젖혔다. 부드러운 바람에도 풀 냄새가 실려오고 봄볕은 가느다란 빛의 화살들처럼 얼굴로 쏟아져내렸다. 얼마전까지 서영은 빛이란 넓적하고 부드러우면서 따뜻한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빛이 미세한 색깔 화살들의 결합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잘 .. 외출 2008.03.17
[스크랩] 외출.....소설로 보다........ 열 한 번째 이야기........... " 좀 걸을래요?" 웃음 끝에 인수가 제안했다. 서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수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누가 제안한 것도 아닌데 동시에 공원 쪽으로 길을 잡아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서영은 인수에게 운동하는 사람인가 물었다. 눈 던지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인수는 공연 조.. 외출 2008.03.17
[스크랩] 외출...소설로 보다.... 열 번째 이야기.. 인수는 모텔 현관을 나서다 잠시 걸음을 멈췄다. 눈앞에 보이는 세상이 온통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모텔 앞 도로도, 공터 오동나무도, 길 건너 찻집 지붕도 순백색이었다. 세상의 세밀한 부분이 지워지고 저마다 자태를 뽐내던 사물들이 수줍게 돌아서 있었다. 멀리 보이던 산도 흰 모자를 쓰고 가까.. 외출 2008.03.17
[스크랩] 외출...........소설로 보다..... 그 아홉번째 이야기... 외출...........소설로 보다..... 그 아홉번째 이야기... 인수와 서영은 다시 차에 올라 침묵 속에서 겨울 들판을 달렸다. 하필이면 낮달이 떠 있었다. 그것도 금세 흔적이 사라져버릴 듯한 가녀린 초승달이었다. 푸르스름한 하늘을 배경으로 흐릿하게 떠 있는 낮달은 계속해서 인수와 서영이 탄 차를 따라.. 외출 2008.03.17